최근의 계속되는 글들은 내 자신의 경험적 산출의 결과에 대한 내용과 함께 본인의 논문에 게재되었던 것을 인용해 오고 있다. 그만큼 연재되는 중심적 내용이 본인의 논문과 일치성이 크고 동양미학에 있어서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처럼 처음 도입부분에서는 동양에서 지향하는 정신적인 것의 의미와 가치의 중요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다소 논리적이거나 이론적인 것을 배제할 수가 없었기에 내용의 경직성과 딱딱함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서양미학과 더불어 좀 더 일반적인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주에 이야기 했듯이 모래위에 집을 짓지 않기 위함에 기초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이번에 다룰 동양의 정신적 가치는 두 번에 나누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가치의 중요성과 풍미의 맛은 서양회화에서 체험하는 부분과 상이하며 큰 중요성을 갖는다.

  동양에 있어서, 정신적 가치로서의 <善>과 연관된 <美>의 의미는 일찍이 수기치인의 도리를 본지로 하는 유교의 사상 가운데 우선 찾아 볼 수가 있다. 공자는 도덕이나 정치를 결부해서 美를 고려하는 가운데, 美와 善을 예술의 요소로 용인하고, 최고의 美와 최고의 善과의 양자일치를 이상으로 삼는다. 장자의 중심사상은 첫째 장의 ‘소요유(逍遙遊)’에서 현실인생의 온갖 고통과 부자유로부터의 정신적 해방을 구하는데, 그 자유해방의 경계를 상징적으로 ‘遊’자를 써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유(遊)의 정신은 여백의 예술이라 하는 동양회화가 사의(寫意)의 세계를 가슴속의 화폭에 형이상학적 조형의지를 반영하며, 필요한 부분의 본질을 표현하면서도 광활한 배경을 느끼게 하는 여백은 관찰자로 하여금 그 ‘여백’을 상상 속에서 ‘유희(遊戱)’한다고 하겠다. 

  장자의 이상은 우주와 더불어 하나가 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초월하고 세간적인 가치를 초월하며, 개념표상을 초월하여 直正한 가치의 세계, 완전한 자유해방의 세계에 逍遙하게 된다. 장자는 이와 같은 자유무애한 생활을 일컬어 ‘소요유(逍遙遊)’라”고 하였다. 

  대부분의 동양예술론의 종교적, 형이상학적인 토대는 이를 서구학자들이 받아들이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는데, 동?서양의 세계관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이 넓은 간격을 볼 때, 철학과 종교에 관한 수많은 동서회의에서 볼 수 있듯이 미학분야에 있어서도 동?서간의 어떤 공통된 일치점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갖게 된다. 이 문제는 예술과 미학뿐만이 아니라 철학에 관한 동양의 저술에서도 매우 자주 되풀이되는 용어인 ‘정신적 가치’라는 하나의 개념에 주로 초점이 모아질 수 있다. 판 메터 아메스Van Meter Ames는「동?서의 미적가치」란 논문에서 “모든 정상적인 인간의 관심은 예술적 표현을 통해서 정신적인 단계에 달할 수가 있다. 예술의 정신적 가치는 이미 거기에 있는 가치를 명확히 하고 강렬하게 하는 데에 내재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예술에 있어서 ‘정신’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가 없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과 요즘 현실의 실정은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과 결과물의 요구로 ‘정신의 가치’가 퇴색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친 현실주의는 주관 없는 유행과도 같아서 ‘생명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은 예술 속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고, 무엇 보다고 개인의 이기적 욕망으로 빗어진 색안경을 끼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에게 있어서 ‘정신적 가치’의 의미를 새겨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