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후학지도와 그림에 전념하면서 1993년을 시작으로 첫 개인전을 서울에서 발표하였다. 이후 한지에서의 수묵화뿐만 아니라 천위에 수묵과 컬러를 조합한 ‘채묵의 물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범람하는 수묵의 매력에 박차를 가했다. 그간 뉴욕, 프랑스, 일본, 상하이, 중국 등의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페어전 및 그룹전에 참가한 결과 채묵의 호평은 오히려 해외에서였고, 유럽 및 뉴욕에서의 전시회 콜은 나의 커다란 기쁨이었다.
  나아가 자신의 그림 세계관을 위하여 발표한 논문은 ‘현대 한국화에 나타난 여백의 의미에 관한 연구’로 평소 나의 가슴에 품고 있던 여백 예찬을 글로 풀었으며, 나아가 나의 작품세계에 대한 개념의 이론화와 이의 선명성을 위해 아예 도표화하였다.
  이를 토대로 오랜 시간동안 발표해 오고 있는 지금의 작품들은 가시적 세계 보다는 이를 떠받치고 있는 비가시적 세계로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모필에 의한 수묵의 성격에는 언제나 충실한 재현에서 이탈되려는 숙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심상표현을 좌우하는 동양의 소요유의 정신적 가치를 포함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이에 대한 나의 함축적 작품세계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바로,『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보이는 것들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이는 보이는 것들은 잠깐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은 영원하기 때문이라.』라는 말씀에 힘입어, 창작의 변함없는 도전과 열매를 위하여 오늘도 화면 앞에서 나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