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충만 강호생
전시 및 행사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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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전시 및 행사일정
입체화 된 태점苔點 _ 감춰짐의 진실과 반복의 잉여  수묵화가 강호생의 작품 세계를 보면 한 가지 영역 또는 한 가지 방법에만 연연하지 않고 그야말로 상당히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열정적인 작가이다. 그간의 역대 발표되고 있는 작품들의 방법적 종류를 살펴보면 확산Diffusion, 드로잉Drawing, 혼합Mixture, 인물Portrait, 중첩Superposition, 설치Installation, 도자기Ceramin, 퍼포먼스Performance, 비디오Video 등을 망라하는 아티스트적 기질을 여실히 찾아 볼 수 있는 독특한 작가이다. 소재의 대상도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다만 강호생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면 이러한 다양성에서도 분명히 통일되고 집중된 컨셉이 존재 한다. 그것은 수묵화의 현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언제나 여백이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다양성의 변화 속에 수묵을 통한 여백의 조형적 통일로 일축하는 강호생의 작업 언어는 명료하고 강한 직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상과 같이 살펴 본 강호생의 작품세계 중에서 이번의 작품은 그 어떤 작업 방식보다도 본인을 혹사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한 집중력과 인내 그리고 절제가 요구되는 작업은 약 2만여 개의 오브제를 올려 붙이는 고된 반복적 작업이다. 작업의 방식을 살펴보면 2.5cm의 정사각형에, 높이 0.5cm로 이루어진 형태들의 집합체로 되어있다.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가느다란 종이를 접어서 가로와 세로의 각 3cm의 공간 안에 붙여 넣는다. 이 작업 이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14,440개로 된 정방형의 줄긋기와 수천 개의 이미지를 2.5cm로 잘라 공간 안에 먼저 1차로 붙인 다음에서야 더욱 어려운 종이 블록을 배열하는 것이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손, 젓가락, 그릇, 인물 등이 있고, 각 블록의 전체 화면은 또 다시 젓가락, 그릇 등으로 이미지가 올라온다. 이러한 이미지에서 사람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은 블록 속에 희미하게 감추어진 이미지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간 수천 작품을 해 온 강호생 작가의 연구는 사군자나 수묵화에 있어서 태점苔點들의 위치와 역할 등을 상보관계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도 얇아 속이 비치는 섬세한 작품은 각각의 위치를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는 이것 자체를 ‘입체화 된 태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태점은 바둑돌을 연상케 하며 돌 하나를 어디에 놓아두느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된다. 이와 같이 그림에서의 태점의 위치는 그림의 생사와 동일하다. 평면에서의 단조로움을 입체로 나열하여 즐거움과 새로운 조형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강호생의 이러한 작품은 부단한 시간과 인내를 동반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가장 중요한 작가의 컨셉은 지금부터이다. 작가가 외치고자 하는 독특한 작품의 세계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작가는 이를 설명하고자 “젓가락, 정신병원, 교도소” 라는 세 개의 형식 속에 동일한 언어의 상보 관계적 내용을 말하고 있다. 각각의 블록을 작가는 입체화 된 태점이라고 했듯이 이 태점 속에 가두어져 있는 이미지들을 바로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다시 말해 안에서 밖을 보는 것과 밖에서 안을 보는 것, 나아가 비판적 시각의 시작으로 하여 고요한 성찰로 마무리 한다. 나와 너, 안과 밖, 작은 것과 큰 것, 흰 것과 검은 것 등에 관한 것은 동일하다는 것과 또는 한 끝 차이면서도 또 다른 큰 차이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언어적 색채가 분명함을 볼 수 있다. 이에 젓가락, 정신병원, 교도소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상보적 개념으로 묶고 있는 위 세 가지의 태도는 각각 인식적, 자아 제어적, 법률의 상대적 등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젓가락의 기능은 음식을 입에 넣기 위한 도구이며, 이 도구는 삶이다. 이러한 도구는 어느 위치에서 인식 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다양성을 띈다. 젓가락chopsticks, 이것은 하나가 아닌 둘이어야 한다. 또한 둘 이상도 필요치 않다. 길이로 살펴 본 젓가락은 알맞게 짧을수록 혼자 먹기에 유리하지만 필요 이상의 아주 긴 젓가락은 혼자 먹지 못하기에 서로 먹여줘야 하는 협동이 필요하다. 즉 이러한 내용의 원리를 보듯이 상대적 개념이 존재 한다. 짧으면 신속 정확하지만 독선적일 수가 있고 길면 불편하지만 협력이 필요하다. 이 속에서는 그 자체가 이미 생生과 사死가 있다. 짧은 게 겸손이라면 길면 교만일 수도 있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젓가락 자체는 하나 아닌 둘이 있어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불충분하다. 길고 가느다란 젓가락과 짧고 굵은 젓가락이 만났을 때, 직선인 것과 곡선인 것,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새것과 헌것들을 상상해 보자. 환언하면 짝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짝이 맞았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맞은 짝을 다루는 기술이 있어야 하기에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수묵화에서는 모든 법을 섭렵한 후에야 나중에 법을 버린다. 법 없이 법을 버린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듯이 젓가락을 다루는 법 없이 법을 버려서 자유자재를 기대한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에 대한 결론을 보기 전에 ‘정신병원’과 ‘교도소’의 태도를 간단히 살펴보자. 이 둘은 그 유사점이 있다. 물론 상대적이긴 하지만 병원에 입원 중이던 교도소에 갇혀 있던 정신적 측면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입원 시킨 자와 가둔 자, 피해자와 피의자 중에서 과연 누가 더 의롭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입원 중인 자가 더 정상일 수도 있고, 오히려 입원 시킨 자가 오히려 더 권위의 탑을 휘두르는 정신병자 일 수 있다. 갇혀진 자가 더 정상일 수도 있는 반면에 가둔 자가 더 부정할 수도 있다. 저지른 결과에 가두어 놓았다지만 가둔 자는 법률을 앞세워 더 불법의 모순을 감추고 위장하여 스스로가 갇힌 자 됨을 인식하지 못한다. 갇힌 자는 결과적으로 연약, 억울, 위로필요, 탈출구 열망, 착각, 오해, 분개, 소리발산 등이 있다면 가둔 자는 합법화, 위장, 강요, 불법의 온상, 권위, 짓누름, 독재, 갑질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둘의 관계들 속에서 살펴 본 것은 다수가 항상 선善일 수는 없다. 민주주의 꽃인 다수결의 방식 자체가 오히려 진리를 죽이지 않았는가? 갇힌 자가 더 의로울 수도 있다. 가둔 자가 더 부정할 수도 있다. 젓가락에서 살펴보았듯이 위엄 있고 크고 길다고 혼자 살아 갈 수는 없다. 작음에도 만족할 줄 알고, 연약한 중에도 강할 수 있다. 이처럼 입체화 된 태점으로 명명한 강호생 작가의 반투명한 불록들 속에 갖혀 말 못하는 그들의 부르짓음이 더 위대하고 더 진실되고 더 자유롭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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